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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영암문화원 댓글 0건 조회 1,605회 작성일 22-03-0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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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월출산 산자락에 나주에서도 볼 수 있는 탑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 남산 등 산에 탑을 쌓는 경우는 있지만 인근 마을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산자락 탑은 국내에서는 흔치 않다.

영암문화원(원장 김한남)과 월출산 국립공원사무소(소장 김승희) 공동 조사팀은 20일 “월출산 동남쪽 사자봉 인근 속칭 ‘달구바위’ 아래에 고려시대 초기 삼층석탑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팀은 지난해 1차 조사에 이어 최근 2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은 석탑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 파편을 찾아냈다.

이 파편을 통해 추정된 석탑은 천황봉 동남쪽 해발 550m에 자연적으로 조성된 평탄한 지형에 위치한다.

문화원 관계자는 “산등성이 뒤편에 다른 산이 없어 멀리서도 석탑의 형태가 쉽게 확인되는 이곳에 의도적으로 탑을 쌓은 것 같다”면서 “맑은 날 영산포에서도 이 산자락을 볼 수 있는 점으로 미뤄 나주 일대에서도 이 탑이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곳은 8㎞밖에 있는 영암읍 덕진면 영보리 영보정에서 식별이 가능하며, 맑은 날에는 나주시 금성산에서도 탑의 형태를 가늠할 수 있다.

현재 탑은 무너져 땅 속에 반쯤 묻혀있는 상태로 있다. 영암문화원과 월출산 국립공원 합동조사팀은 석재 파편 조사를 통해 탑의 파편 25%가량을 찾아냈다. 또 이를 통해 탑의 원형도를 완성했다. 〈원형도 참고〉

산자락 이름을 따 ‘사자봉 삼층석탑’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탑은 전형적인 신라시대 삼층석탑의 형식을 계승하고 있다. 강진군 성전면 무위사 삼층석탑(946년)과 영암읍 용암사지 삼층석탑(1006년·보물 제1283호)과 유사하다.

이런 탑은 허약한 국토의 지세를 다스리려는 ‘비보탑’(裨補塔)의 성격을 지니며, 영암 출신 도선국사(827∼898년)의 풍수사상에서 기인한다.

사자봉 삼층석탑은 월출산의 영험한 기운이 달아나는 위치에 존재함으로써 기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문화원은 보고 있다.

또 이 탑은 고려 초에 건립돼 월출산의 한 봉우리를 형성하였고, 19세기 중엽 이전에 붕괴돼 지금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자봉 삼층석탑은 월출산 화강암을 다듬어 만든 것으로 2층 기단과 3층의 탑신부, 상륜부를 포함해 전체 높이가 6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단부의 한쪽 길이는 3m, 1층 옥개석 1.84m, 2층 옥개석 1.46m, 3층 옥개석 1.18m로 확인됐다. 이는 전남지역의 탑 중에서도 큰 편에 속한다.

사자봉 삼층석탑 주변에는 거북이형 석등 대좌, 양면석불, 절터가 함께 발견됐다. 거북이 형태의 받침돌을 가진 석등은 별로 없으며, 현재 학계에 알려진 것은 여수 흥국사 석등과 영주 성혈사 석등 2기만이 전한다.

영암문화원 김한남 원장(67)은 “월출산은 수많은 불교유물유적을 간직한 유서 깊은 장소이며, 심층 발굴조사와 연구를 통해 월출산 불교문화재에 대한 종합 안내서 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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