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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암문화원 댓글 0건 조회 1,469회 작성일 22-02-28 15:10본문
도포 줄다리기에 얽힌 전설 (도포면 도포리)
도포 해창만 바닷물이 때 맞추어 드나들던 시절이었다. 인근에는 아직 정착해 생활하는 사람들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주위는 산림이 우거져 소나무가 푸른 평야를 이루었다. 맹수를 잡아 생계를 꾸려 가는 포수들이 북쪽을 떠나 이곳을 거쳐 월출산으로 들어가는 중이었다.
"김 포수 오늘은 이 곳을 찾아보면 어떨까? 높은 산은 없지만 혹시 월출산 호랑이라도 내려왔을지 모르거든"
같이 온 강 포수는 너털웃음을 흘리며 화살통을 벗었다. 북쪽 지역은 이미 눈이에 쌓여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었다. 설악산을 떠난 두 포수는 내장산에서 호랑이 한 마리와 멧돼지 두 마리를 잡아 영산포 호피상한테 팔고 난 후였다. 그 당시 월출산 호피는 비싼 값으로 팔렸다. 지리산이나 두륜산 호피보다 비싸게 팔린 이유는 암벽이 많은 월출산 호랑이는 먹이 사냥을 위해 그만큼 절벽을 더 뛰어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매일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호랑이는 한 번 박차고 나가면 십리를 간다는 말이 있었다.
"호랑이 발자국이 예사롭지 않군."
강 포수는 계곡물이 흐르다 만 모래톱에 찍혀 있는 멍석 만한 발자국을 유심히 관찰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지금껏 보아온 호랑이 발톱은 커 봐야 손바닥 정도인데 여기 찍힌 발자국은 크기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김 포수! 포수 생활 삼십년 만에 처음 보는 대호구먼"
강 포수는 마음을 진정하지 못한채 조금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발자국이 앞뒤로 박혀 있는 것으로 보아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임에 틀림없어"
옆에서 지켜 보던 김 포수도 여유로운 얼굴빛을 거두었다. 두 포수는 활과 화살을 점검한 후 머리끈을 질끈 동여맸다. "김 포수 이 두 놈만 잡으면 사냥질을 끝내는 것이 어떻겠는가?"
강 포수는 속으로 지금껏 잡아온 호랑이 숫자를 세어 보았다.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줄곧 잡아 온 호랑이 숫자가 백마리를 넘고 있었다.
"그래 이번으로 마감을 지어도 부족할 것 없겠구먼."
두 사람은 마지막 결전을 치를 도전자답게 치밀한 계획을 세워 나갔다. 우선 호랑이 발자국을 따라 은신처를 알아 놓은 후 활쏘기 좋은 장소로 호랑이를 유인하여 처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두 사람은 근 일주일 째 방향을 나누어 탐색을 했다. 일주일 만에 만난 두 사람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각각 십리를 사이에 두고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성난 모습으로 노려 보는 것이었다. 점심 때를 맞추어 두 마리 호랑이는 멧돼지 굴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었다. 두 마리 호랑이가 질주하는 중앙에는 수십 마리 군집을 이룬 멧돼지 떼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멧돼지 떼는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소리에도 놀란 기색 없이 한가롭게 코를 씩씩 불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두 마리 호랑이는 멧돼지를 서로 잡으려다 결국 둘이 싸우는 꼴이 되었다. 가장 무서운 결투의 장이 멧돼지에게는 평화스러운 터가 되었다. 두 포수는 이런 지리적 요새를 이용하여 우선 멧돼지가 우굴거리는 장소에 멧돼지를 하나씩 매달아 두었다. 강 포수와 김 포수는 서로 등을 맞대고 활 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였다.
"강 포수 느낌이 이상하구먼 전에 느낄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느껴지네. 활은 쏘아도 화살이란 놈이 똑바로 나가지 않고 뒤로 달아나 버릴 그런 걱정 말일세. 이번 사냥이 마지막이라서 그럴까"
김 포수는 긴장된 모습으로 굳어 있는 강 포수를 돌아보았다. 아침에 살랑거리던 바람결이 어느 새 비를 머금은 강풍으로 변하여 시커먼 먹구름이 떼로 몰려왔다. 여름도 아닌 한 겨울에 먹구름은 이상한 예감을 주고 있었다. 한낮인데도 햇볕은 칠흙같은 구름에 싸여 밤보다 어두웠다. 세찬 바람이 훑고 지나가면 천둥이 쩍쩍 갈라지는 번개불을 토해 냈다.
"김 포수 대호다 화살을 쏘아!"
천둥과 번개가 어우러진 혼란을 틈타 두 마리의 호랑이가 비호같이 달려들었다. 길목에 먹이로 놔둔 멧돼지도 아랑곳 없이 질주해 왔다. 번개보다 밝은 불을 뿜으며 김 포수 강 포수를 향해 덮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두 포수는 호랑이의 목표물이 아니었다. 단지 서로 싸우기 위한 맹공격이었다. 숨어 있는 두 포수 위를 휙휙 나르며 호랑이는 다시 제 자리로 사라졌다. 기절하며 쓰러졌던 두 포수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둘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신령님께 빌었다.
"천지신명이시여 두 마리 대호를 잡고 사냥을 마치게 해주옵소서."
심마니가 산삼을 얻길 기원하는 것처럼 두 사냥꾼은 대호를 잡게 해주십사 기원하였다. 두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덤벼오는 호랑이 쪽을 향해 시위를 당겼다. 이때 하늘이 쏟아지는 듯한 뇌성이 땅을 진동하였다. 달려오던 호랑이는 그대로 굳어 산으로 되고 말았다. 동쪽에서 달려오던 호랑이는 월출산 호랑이의 모습 그대로 굳고 말았다. 서쪽에서 달여온 호랑이는 바다 건너온 호랑이라 죽어서 본래의 모습인 사자로 변하여 산이 되었다. 두 포수가 떠나간 자리에는 양쪽 끝에 화살촉이 메인 큰 밧줄이 길게 놓여 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은 남아 있는 밧줄과 산모양을 보고 서로 줄다리기 시합을 하였다. 이긴 편은 상으로 돼지 한 마리를 받았다. 현재도 동도포와 서도포는 해년마다 정월 5일과 칠월 칠석날 줄다리기를 해 오고 있다.
"김 포수 오늘은 이 곳을 찾아보면 어떨까? 높은 산은 없지만 혹시 월출산 호랑이라도 내려왔을지 모르거든"
같이 온 강 포수는 너털웃음을 흘리며 화살통을 벗었다. 북쪽 지역은 이미 눈이에 쌓여 더 이상 사냥을 할 수 없었다. 설악산을 떠난 두 포수는 내장산에서 호랑이 한 마리와 멧돼지 두 마리를 잡아 영산포 호피상한테 팔고 난 후였다. 그 당시 월출산 호피는 비싼 값으로 팔렸다. 지리산이나 두륜산 호피보다 비싸게 팔린 이유는 암벽이 많은 월출산 호랑이는 먹이 사냥을 위해 그만큼 절벽을 더 뛰어다녀야 했기 때문이다. 매일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질 호랑이는 한 번 박차고 나가면 십리를 간다는 말이 있었다.
"호랑이 발자국이 예사롭지 않군."
강 포수는 계곡물이 흐르다 만 모래톱에 찍혀 있는 멍석 만한 발자국을 유심히 관찰하며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지금껏 보아온 호랑이 발톱은 커 봐야 손바닥 정도인데 여기 찍힌 발자국은 크기를 짐작하기 힘들었다.
"김 포수! 포수 생활 삼십년 만에 처음 보는 대호구먼"
강 포수는 마음을 진정하지 못한채 조금은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발자국이 앞뒤로 박혀 있는 것으로 보아 한 마리가 아닌 두 마리임에 틀림없어"
옆에서 지켜 보던 김 포수도 여유로운 얼굴빛을 거두었다. 두 포수는 활과 화살을 점검한 후 머리끈을 질끈 동여맸다. "김 포수 이 두 놈만 잡으면 사냥질을 끝내는 것이 어떻겠는가?"
강 포수는 속으로 지금껏 잡아온 호랑이 숫자를 세어 보았다. 백두산부터 한라산까지 줄곧 잡아 온 호랑이 숫자가 백마리를 넘고 있었다.
"그래 이번으로 마감을 지어도 부족할 것 없겠구먼."
두 사람은 마지막 결전을 치를 도전자답게 치밀한 계획을 세워 나갔다. 우선 호랑이 발자국을 따라 은신처를 알아 놓은 후 활쏘기 좋은 장소로 호랑이를 유인하여 처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두 사람은 근 일주일 째 방향을 나누어 탐색을 했다. 일주일 만에 만난 두 사람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각각 십리를 사이에 두고 두 마리의 호랑이가 성난 모습으로 노려 보는 것이었다. 점심 때를 맞추어 두 마리 호랑이는 멧돼지 굴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었다. 두 마리 호랑이가 질주하는 중앙에는 수십 마리 군집을 이룬 멧돼지 떼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멧돼지 떼는 으르렁거리는 호랑이 소리에도 놀란 기색 없이 한가롭게 코를 씩씩 불며 먹이를 찾고 있었다. 두 마리 호랑이는 멧돼지를 서로 잡으려다 결국 둘이 싸우는 꼴이 되었다. 가장 무서운 결투의 장이 멧돼지에게는 평화스러운 터가 되었다. 두 포수는 이런 지리적 요새를 이용하여 우선 멧돼지가 우굴거리는 장소에 멧돼지를 하나씩 매달아 두었다. 강 포수와 김 포수는 서로 등을 맞대고 활 시위를 당길 준비를 하였다.
"강 포수 느낌이 이상하구먼 전에 느낄 수 없는 묘한 감정이 느껴지네. 활은 쏘아도 화살이란 놈이 똑바로 나가지 않고 뒤로 달아나 버릴 그런 걱정 말일세. 이번 사냥이 마지막이라서 그럴까"
김 포수는 긴장된 모습으로 굳어 있는 강 포수를 돌아보았다. 아침에 살랑거리던 바람결이 어느 새 비를 머금은 강풍으로 변하여 시커먼 먹구름이 떼로 몰려왔다. 여름도 아닌 한 겨울에 먹구름은 이상한 예감을 주고 있었다. 한낮인데도 햇볕은 칠흙같은 구름에 싸여 밤보다 어두웠다. 세찬 바람이 훑고 지나가면 천둥이 쩍쩍 갈라지는 번개불을 토해 냈다.
"김 포수 대호다 화살을 쏘아!"
천둥과 번개가 어우러진 혼란을 틈타 두 마리의 호랑이가 비호같이 달려들었다. 길목에 먹이로 놔둔 멧돼지도 아랑곳 없이 질주해 왔다. 번개보다 밝은 불을 뿜으며 김 포수 강 포수를 향해 덮치는 것이었다. 그런데, 두 포수는 호랑이의 목표물이 아니었다. 단지 서로 싸우기 위한 맹공격이었다. 숨어 있는 두 포수 위를 휙휙 나르며 호랑이는 다시 제 자리로 사라졌다. 기절하며 쓰러졌던 두 포수도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 둘이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란히 무릎을 꿇고 신령님께 빌었다.
"천지신명이시여 두 마리 대호를 잡고 사냥을 마치게 해주옵소서."
심마니가 산삼을 얻길 기원하는 것처럼 두 사냥꾼은 대호를 잡게 해주십사 기원하였다. 두 사람은 정신을 가다듬어 다시 덤벼오는 호랑이 쪽을 향해 시위를 당겼다. 이때 하늘이 쏟아지는 듯한 뇌성이 땅을 진동하였다. 달려오던 호랑이는 그대로 굳어 산으로 되고 말았다. 동쪽에서 달려오던 호랑이는 월출산 호랑이의 모습 그대로 굳고 말았다. 서쪽에서 달여온 호랑이는 바다 건너온 호랑이라 죽어서 본래의 모습인 사자로 변하여 산이 되었다. 두 포수가 떠나간 자리에는 양쪽 끝에 화살촉이 메인 큰 밧줄이 길게 놓여 있었다.
세월이 흐른 뒤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은 남아 있는 밧줄과 산모양을 보고 서로 줄다리기 시합을 하였다. 이긴 편은 상으로 돼지 한 마리를 받았다. 현재도 동도포와 서도포는 해년마다 정월 5일과 칠월 칠석날 줄다리기를 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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